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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수술 후기(9일째 재수술) 산전수전 공중전카테고리 없음 2021. 8. 29. 19:52
한 달 전만 해도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했고, 식도염만 나으면 내 건강문제가 될 일이 없었던 내가.... 내 편도 수술을 소중하게 여기며 죽을 때까지 살아가려던 내가 갑자기 편도 수술을 순식간에 결정해서 예약하고 실행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거의 진행되고 있는데 웬일인지 왼쪽 이물감이 없어지지 않아 가까운 병원에서 ct를 받았다.이유는 편도결석!! 편도안 편도결석을 제거하려면 수술만이 답이라는 TT
신랑은 이왕이면 큰병원에서 하자고 하니까 가까운 용인세브란스 예약~~
예약 당일 수술 전 검사까지 마치고 바로 일주일 후 설 연휴 전날 김주현 교수에게 수술을 예약했다.
수술 전날 입원해 수술하고 다음날 퇴원하는 2박 3일의 짧다면 짧고 간단한 수술이지만 나는 3회를 입원해 퇴원해 반복했다.
간단한 수술이니까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않고, 가능하면 혼자서 해내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여기저기 폐를 끼친 셈이 되었다^^;;
사실 수술 당일부터 수술 3일째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참을 수 있는 고통으로 고통의 하이라이트라는 5일째를 기다리며 버티다가 사흘째 열이 나기 시작했고 온몸에 지치기 시작했고 끙끙 앓았다. 신랑은 입원병동에 전화도 걸어 상담하면서 응급실에 가보라고 재촉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퇴원한지 하루만에 응급실에 갔다;;; 그리고 응급실에서는 일단 열이 나서 입원을 권유했지만 집에서는 아이들 덕분에 쉴수 있는 환경이 절대 안되니 입원해서 쉬라는 신랑의 배려로 3박4일 입원했다;;
그렇게 열은 떨어지고 수술 6일째에 퇴원했고, 그때는 신랑도 출근하는 날이라 그때부터 아이들을 보면서 집안일도 조금씩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무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밀린 집안일에 연년생 형제는 어머니의 부재를 보상받기 위해 더 안아왔고, 목이 아프더라도 최대한 대답을 하고 3일을 버틴 수술 8일째.
오후 4시 목부터 조금씩 출혈이 있어서 가끔 양치질을 하면 목에 강한 이물감이 있었다.입을 벌리고 확인해 보니까 엄청 큰 코딱지가 있었어
그리고 30분 뒤에 출혈이 줄줄 나갔어 얼음물 가글을 하고 다시 출혈은 멈출 줄 몰랐고 나는 결국 신랑 호출을 하고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멈추면 다시 출혈이 반복돼 도저히 운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ㅠ119를 불러 응급실에 도착했더니 귀신처럼 출혈이 멎었다 머리 뒤에 후광을 붙이고 응급실로 옮겨진 교수는 출혈한다는 연락을 받고 일부러 퇴근하지 않고 기다렸다고 입안을 확인한 뒤 단식 이틀을 처방했다.그리고 시어머니가 오셨다 피를 토한 며느리가 걱정되었는지 한 발 앞서 달려와 주신 덕분에 다음날 새벽출혈 때 신랑과 함께 응급실에 갈 수 있었다.
어쨌든 그날 밤 집에 와서도 조금씩 피가 나서 잠을 제대로 못 잤지만 새벽 2시쯤 잠이 들었다.수술 9일째인 오전 4시, 목이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어 기침을 조금 했지만 쇳맛이 나서 화장실로 달려갔다.그때부터 2차 출혈이 목구멍에서 콸콸 나오는 느낌으로 신랑도 부르지 않고 가글을 계속했다
피냄새 때문에 구역질을 하자 그동안 먹은 피를 토하고 화장실 곳곳이 피투성이가 됐다.ㅠ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시어머니가 신랑을 깨워주셔서 나는 계속 얼음물 양치질을 했고 신랑은 병원에 갈 준비를 했다. 물병 두 개를 들고 짐을 싸서 응급실에 가면 아침 5시쯤?
일단 지혈하면서 외래교수의 출근을 기다리자고 해서 얼음물 가글을 했다.그리고 좀 지혈이 될 것 같아서 화장실에 갔다 오는데... 그때 3차 출혈한 화장실 세면대에서 편도 양쪽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를 토하고 또 토했다.
응급실 담당의사가 침대에 앉아 입을 벌려 보라고 지혈 거즈를 대고 누른다는데 도저히 구역반사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양쪽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와 그대로 얼음물 가글을 하고 지혈하겠다고 부탁했다.얼마나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겨우 지혈이 조금씩 되어 나는 녹초가 되어 의사의 출근을 기다렸다.ㅠ
시간이 지나 8시 반이 되자 수술을 해 준 분이 아니라 다른 의사가 출근해서 입 안을 봐 주었다.다만 입을 열기엔 구역반사가 너무 심하다며 나는 재수술을 요청했다.그때 나는 다시 한번 출혈하면 무너질 것 같았다며 일단 수술실을 잡아보겠다고 했고 수술은 서너 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이디옥 같은 시간을 오랫동안 기다릴 줄 알고 응급실에 앉아 있다가 다시 머리 위에 후광을 켜고 김주현 교수가 나타났다.지혈제 쓰면서 입원해서 지켜보자고나는 그때 거의 기절 직전이었기 때문에 빨리 출혈을 멈추고 싶어서 재수술을 요청했다.나는 빨리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해. 지금은 의사 말대로 그렇게 기다렸다면 좀 빨리 회복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때는 이 상황을 한 분이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다. 또 목에 걸린 피에서 계속 이물감과 역한 냄새가 나서 1분에 한 번씩 얼음가글을 해야 견딜 수 있었다.그렇게 얼음물 가글을 하면서 1분 1초가 지나 11시 반에 수술 준비를 시작했다. 대기실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수술실로 옮겨져서 마취하는데 너무 맥박이 빨리 뛴다고 아마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가 봐요걱정 마세요 '잘해줄게요'를 마지막으로 잠들었어그리고 이제 자면 안 돼라고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깬 뒤 회복실로 옮겨졌고 목 첫 수술보다 배가 아프자 진통제를 요청해 심호흡을 하려고 노력했다.그리고 병실에 들어서자 오후 1시 반, 더 이상의 출혈은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안심이 되었는지 졸음이 쏟아졌다.
하루 종일 나는 잠을 잔다고 토로하는 꿈을 꾸었다.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다.수술 후 9일째부터 12일째까지 3박 4일 동안 계속 한 끼도 못 먹고 영양제만 받아서 못 먹었다.총 3박 4일을 입원하고 퇴원한 입원의학과 의사도 세 번째 입원에 당황한 듯했지만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14일째 새벽이다퇴원과 동시에 밀려드는 현실을 체감 중이다.집에 오는 동시에 1초도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었다.새삼 내 자리는 누가 바뀔 수 없음을 느낀다. 내가 출혈이 계속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필요가 없었다.지금도 수술 부위가 욱신욱신 쑤시고 아파음식을 먹을 때마다 삼키는 통증이 있고, 목젖은 붓고, 목소리는 바보 같다. 집에 돌아와서 항상 긴장상태라 목에 무리가 갈수밖에 없어 TT 그래도 난 또 2주의 기적을 믿어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어 ♥